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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회칼럼

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Publish on May 28,2022 | 갈릴리선교교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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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갈릴리선교교회
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22-05-28 09:0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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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 교회에 처음 들어올 때 모든 것이 낡아서 새롭게 바꾸는 재미가 있었습니다.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과일나무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났습니다. 성도들이 자원해서 과일나무 하나 정도 심으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. 그걸 제안했더니 금세 10여 그루의 과일나무가 심겨졌고, 그 앞에 작은 이름표를 달아 드렸습니다. 드러내고자 함이 아니라,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가져보자는 목적이었습니다. 어떤 분은 그것도 부담스러운가 봅니다. 스스로 이름표를 떼신 분이 있는데 이런 건 붙여도 떼도 전혀 괜찮습니다.

사실 교회의 모든 일들은 성도들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집니다. 스스로 이름을 드러내는 것은 본인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덕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. 새 성전으로 옮기면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비전헌금(건축헌금)을 해야 했습니다.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성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. 비교적 큰 액수로 헌금을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. 참 감사했습니다. 그런데 우리 교회에서 누가 얼마의 건축헌금을 했다는 이야기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. 헌금 액수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우리 교회의 ‘불문율’입니다.

그 후에도 새 교회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하나 무명으로 도네이션 해 주셨습니다. 본당 십자가, 본당 텔레비전, 로비 디스펜서(Dispenser), 창문 브라인드, 화단의 꽃... 이런 것들이 다 자원해서 드려진 물건입니다. 예전 교회에서 가져온 강대상, 드럼, 신디사이저 등도 무명으로 채워주신 것입니다. 저는 그분들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. 하나하나가 귀한 것입니다. 하지만 그분들도 누구에게 드러내고자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. 그 마음에 이미 감사가 넘칩니다.

혹자는 주보에 헌금 명단이 나오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분들이 계십니다. 그것은 사람을 드러나게 함이 아니라, 교회의 투명성을 위한 것입니다. 만일 이름과 헌금 액수가 전혀 공개되지 않으면, 그 헌금을 관리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. 교회의 헌금은 투명하게 공개가 되어야 잘 관리가 됩니다. 또한 내가 하나님께 드린 예물이 하나님의 사역에 잘 전달됐다는 영수증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.

교회의 기본 영성은 사람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. 사람이 드러날수록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집니다. 바벨탑을 쌓은 인간들은 ‘자기 이름을 내고(창 11: 4)’ 탑을 쌓았습니다. 하나님께 도전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내고 싶어합니다. 그것이 인간의 타락입니다. 예수님은 남을 구제할 때도 ‘오른손이 하는 것을 외손이 모르게 하라(마 6: 3)’고 하셨습니다. 자신의 이름이 잘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교회가 건강한 교회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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